매달 결산 주간은 늘 분주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때 쌓인 일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정작 결산에서 생긴 일은 별로 없습니다
증빙은 거래가 오갈 때 생기고, 거래처 매핑은 계약할 때 생깁니다
앞에서 생긴 반복들이 그때 처리되지 못한 채 결산까지 몰려와 한자리에 쌓인 것뿐입니다
회계 일이 사실은 한 줄로 이어진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계약 → 정산 → 증빙 → 전표 → 결산 → 보고
지난 편에서는 이 흐름 위에서 반복 하나를 골라, 그게 처음 생기는 자리로 옮겨봤습니다
증빙 정리를 결산까지 미루지 않고 거래가 생길 때 바로 해두는 식이었죠
그러면 그달 결산은 확실히 수월해집니다
그런데 다음 달이면 이번엔 거래처 매핑이, 그다음 달엔 세금계산서 대사가 또 결산에 쌓여 있습니다
반복을 하나씩 빼내는 방식으로는 좀처럼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를 앞으로 옮기면 그 자리에 다른 하나가 올라오고, 매번 이건 원래 어디서 생기더라를 처음부터 다시 따지게 되니까요
흐름을 한 줄로 펼쳐보기
끝이 안 나는 이유는 하나뿐입니다
반복을 하나씩 보느라, 이 흐름 전체를 한 번도 펼쳐본 적이 없어서입니다
계약은 계약대로, 정산은 정산대로 각자 자기 단계만 들여다보면, 반복이 흐름의 어디쯤에서 생기는지가 매번 새롭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복을 하나씩 쫓는 대신, 결산에 몰린 반복들을 한꺼번에 이 흐름 위에 펼쳐놓습니다
방법은 엑셀 시트 하나면 됩니다
첫 행에 계약부터 보고까지 단계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늘어놓고, 이번 달 결산에서 내가 계속 반복했던 일을 하나씩 떠올려 그 일이 처음 생긴 단계에 적습니다
증빙 정리는 거래가 오가는 정산 시점에, 거래처 매핑은 계약 칸에, 세금계산서 대사는 전표 칸에 들어갑니다
다 적고 나면 한 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결산 칸에 몰려 보이던 반복들이 사실은 훨씬 앞 칸에서 발생했다는 점
흐름 지도가 생기면 달라지는 것
이렇게 반복을 흐름 위에 늘어놓아 시트 한 장을 채우면, 그게 곧 내 흐름 지도가 됩니다
그러면 두 가지가 달라집니다
먼저, 다음 반복을 만나도 처음부터 따질 일이 없어집니다
결산에서 새 반복이 튀어나와도 시트 위에서 어느 칸에 해당하는지 금방 자리가 잡힙니다
매번 시간을 잡아먹던 일이 칸 하나 채우는 일이 됩니다
그리고, 어디에 반복이 몰리는지 보입니다
다 적어보면 유독 빽빽하게 붐비는 칸이 나옵니다
그 칸이 지금 흐름에서 가장 붐비는 자리이고, 거기부터 손대면 결산이 가장 크게 수월해집니다
반복을 하나씩 쫓을 때는 안 보이던 것이 흐름 전체를 한 화면에 펼치면 보입니다
무엇을 먼저 옮길지가 감이 아니라 그림으로 정해집니다
오늘 할 수 있는 한 줄
엑셀을 열어 계약부터 보고까지 내 회계 흐름을 한 행으로 적어봅니다
그리고 이번 달 결산에서 내가 계속 반복했던 일 세 개가 각각 어느 칸에서 생겼는지 적어봅니다
적어놓은 칸이 결산이 아니라 그 앞 어딘가에 몰리는 게 보일 겁니다
결산이 매달 힘든 건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앞 칸에서 생긴 반복이 결산까지 몰려와 한자리에 쌓이기 때문입니다
반복 하나를 옮기는 일이 자리 하나를 바로잡는 일이었다면, 흐름을 펼쳐 지도를 만드는 일은 다음에 옮길 자리를 미리 정해두는 일입니다
지도가 있으면 반복을 하나씩 쫓지 않고, 가장 붐비는 칸부터 순서대로 손댈 수 있습니다